한국에 남아 있는 고려불화는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거의 소실되거나 일본으로 약탈 되어 불과 10여 점이 남아 있을 뿐이라 한국문화유산의 침탈이 얼마나 극심했는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혜담스님의 극세밀한 필치와 지극한 불심으로 화불(畵佛)로 재현 된 고려불화는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든다.  조상의 치열한 정신세계와 문화의 수준에 자부심으로 가슴 가득 목까지 차오르는 자부심은 우리 한국인의 정신적 자산이다.

계태사 주지 혜담스님이 고려불화를 그리게 된 것은 30여년 전 기도 중에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그 모습을 무작정 그림으로 남기려 스승도 없이 붓을 잡은 데부터 시작되었다.  단지 출가 전에 유화를 배운 것으로 홀로 시작한 일은 고려불화를 재현하는 수행 방법으로 30년이 넘는 시간을 채우며 오늘에 이렀다. 

혜담스님은 불화는 그 자체가 한권의 불교 경전이라며 예를 들어 귀감이라고 불리는 육각 문양은 육바라밀을 상징하고 그 안에 그려진 국화는 성불을 상징하는 데 육바라밀을 실천하고 정진하면 성불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음보살의 하얀 사리는 자비를, 붉은 법의는 광명을 상징하고 불화 자체가 법화경, 금강경 등 불경의 가르침을 옮겨 놓은 것이라 말했다.

혜담스님이 재현한 고려불화를 감상하는 데 돋보기를 쓰는 데 그 이유는 극히 세밀한 기법이 사용 된 불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허홍식교수는 혜담스님은 현대에 불교회화만 그리는 거의 유일한 예술가라고 말했다.  고려불화의 재현을 위해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이 남아 있는 고려불화에 대한 직간접 조사를 연구하고 안료를 분석하고 그림을 확대하고 투영해 분석 연구하는 작업등이 꾸준히 병행 되었다고 밝히며 이러한 예술작업은 고도의 기법과 신앙심이 일치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며 혜담의 고려불화는 완벽한 수준에 근접하였다고 평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