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은 단결심이 강하고 질서정연하다는 것을 다 잘 알고 있겠지요.
꿀벌은 놀기도 잘 하고 일도 잘 하면서 도무지 더러운 곳에는 절대로 안 갈뿐더러 더러운 냄새도 안 맡으려는 깔끔한 곤충입니다.
꽃에 앉아 꿀을 빨아먹되 꽃잎은 안 다치고 살짝 앉아 한 꽃의 꿀이 다 없어지도록 빨아먹고 다른 꽃으로 날아가지요.
그런데 벌에게 꿀을 다 빨린 꽃은 한층 더 싱싱하고 곱게 핀다지 뭐예요.

꿀벌 중에는 '헤라구레아벌'이라는 꿀벌이 있는데 이 벌은 좀 얌전하기가 못해 독이 든 꽃들에도 앉아 허둥지둥 굴을 먹는답니다. 그 꽃의 꿀에는 독기가 들어 있어 그 꿀을 먹은 '헤라구레아벌'은 몹시 달아 나중에는 어지러워 쩔쩔맨다지 않아요.
우리들 친구도 너무 급하게 사귀면 좋은 동무 나쁜 동무를 잘 모르고 사귀게 되니 조심해야 되겠어요. 또 왕벌이라고 더러운 곳만 찾아 다니는 벌이 있는데 이 벌은 꿀은 못 만들고 밀만 만드는 참 바보왕벌이라고 놀려 줘야 하겠어요.
그 왕벌 중에는 왕벌이 싫다면서 꿀벌을 쫓아다니며 맛있는 꿀만 먹고 좋은 꿀을 만드는 왕벌도 있다지 뭐예요.
이러한 왕벌은 혼자서는 못하지만 꿀벌을 따르면 꿀벌과 같은 좋은 꿀을 만드니까 참 약지요.

이렇게 놀며 일하며 들판에 몰려 나가 많은 꽃들을 찾는답니다.
그러다 바람이 몹시 불어 날기가 힘겨우면 발로 모래를 안고 날아 저희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끝내 바람에 휘감기지 않고 날아간답니다.

많은 꽃들이 피는 들과 산에 날아드는 아기벌들은 꿀을 실컷 빨아먹다가 너무 욕심을 부려 머리와 날개를 꿀에 처박고 주고 마는 아기꿀벌도 간혹 있는데 여러분은 이런 욕심꾸러기는 아니겠지요. 그래서 그아기꿀벌을 찾는 엄마꿀벌이 울면서 헤매며 찾아다니다가 거미줄에 걸려서 허덕거리기도 한다나봐요.
그러나 대체로는 벌들이 거미를 쫓아 버리고 말지요.

또 꿀벌들은 날씨가 흐리면 제각기 혼자 집 속에 들어앉아 어떡하면 더 많은 맛있는 꿀을 만드나 하고 조용히 연구한다나 보아요.

1963년 소년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