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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6 (수)
藍田 畵帖
藍田 文章家
琴室 文化
> 금실(琴室)
2017년 10월 07일 (토) 10:11
시(詩)적 여운 깃든 독창적화법 구현  

남전(藍田)  금동원(琴東媛)의 작품세계 일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서 시선을 끌지 못하는 하찮은 존재를 눈여겨보면서 거기에도 명승지 못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적 여운 깃든 독창적화법 구현

남전(藍田)  금동원(琴東媛)의 작품세계

전통적으로 수묵산수화는 빼어난 자연경관, 즉 산과 물이 어우러지는 미려한 자연 풍경을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수묵산수화 작가라면 누구나 다투듯 명승지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때로는 이와 같은 일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는 화가도 더러 있다. 시선을 끌지 못하는 하찮은 존재를 눈여겨보면서 거기에도 명승지 못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금동원이 그렇다. 그는 다른 화가들이 고산준령이나 명승고적을 찾아다니는 사이에 들풀과 야생화 그리고 곤충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신사임당이 초충도를 통해 독자적인 시각을 보여주었듯이 그 또한 낮은 곳에 시선을 줌으로써 수묵산수화의 영역을 확장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소재가 달라지면 화법이 달라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수목이나 기암괴석 그리고 물을 그리는데는 다양한 화법이 있다. 하지만 풀이나 꽃은 그리 다양하지 못하다. 따라서 화법을 강구하는데 그만큼 여지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그의 경우 들풀과 야생화에 전념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독자적인 화법이 강구되었다. 따라서 어느 자리에서나 그의 그림은 확연히 구별되는 바가 있다. 들풀이나 야생화 곤충 따위의 작은 존재를 묘사하는데는 그에 맞는 필치가 요구된다. 그러다 보니 자분 자분한 필치가 필요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여성적인 섬세한 감수성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모나지 않은 동글동글한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반복되는 무수한 점과 선들이 어우러져 작은 존재들의 세계를 성립시켜 가는 과정에서 시적인 여운이 만들어진다.

나약한 존재들을 부드럽게 감싸는 그 결 고운 필치는 세상에 보내는 그 자신의 사랑의 증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필치는 결코 곱다고 할 수 없다. 여리면서도 강하고, 고우면서도 힘차다. 이와 같은 필치는 아마도 야생초 및 야생화가 가지고 있는 야성을 표현하려는 데서 비롯되었으리라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는 현실적인 이미지에만 얽매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상을 극대화함으로써 현실을 초월하는 이상적인 경계에 들어가고자 한다. 어차피 그림이란 이상화된 현실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가 추구하는 조형공간 또한 현실을 뛰어넘을 수밖에 없다. 어쩌면 곤충을 등장시켜 동화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도 우리의 의식세계를 확장시켜주려는데 있는 것은 아닐까. 그의 그림에는 우화와 같은 요소도 적지 않다.

곤충을 등장시켜 인간사회를 풍자하는 내용을 보면 그림이란 때로는 교훈적인 메시지도 담아야 한다는 요구에 응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학과 페이소스를 통해 현대인의 닫힌 마음을 열어주려는 것이다. 그는 세속적인 영예에 연연하지 않았다. 항상 현실과 마음이 가난한 삶을 즐겼다. 이는 야생초나 야생화 그리고 곤충을 가까이하면서 무욕의 삶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예술가의 길임을 자각한 결과이리라. 그가 낮은 데로 시선을 주는 것은 화려하거나 위세가 당당한 존재들에게서 쉽사리 느끼지 못하는 생명의 순수태를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냥 스치듯 지나는 미풍에도 온몸을 흔들며 반응하는 그 여린 생명의 아름다움에 취하지 않는다면 어찌 예술가라 할 수 있으랴. 이렇듯이 남자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섬세한 감수성으로 작은 존재들의 세계를 탐닉함으로써 우리의 시야를 넓혀주고 상상력을 확장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중 제목 <남북통일 속성 기도회>는 통일기도회의 정경을 불상과 연등의 이미지로 변환하여 묘사하고 있다. 의인화된 불상들이 도열하듯 하나의 방향으로 앉아있는 모습이 엄숙한 분위기를 잘 드러낸다. 그런 가운데도 그 주위를 감싸고 있는 연등이 따뜻한 정경을 연출한다. 힘차고 굵은 불상의 윤곽선은 강직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면서도 보다 인간적인 풍모를 드러내준다.

그리고 정좌한 채 기원하는 부랑의 모습은 통일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체의 주변상황을 생략한 채 불상과 연꽃만을 드러냄으로써 주제의식에 대한 시각적인 호소력이 강하다. 그러나 이 그림에서 엄숙한 분위기를 깨뜨리는 파격을 놓쳐서는 안 된다. 불상들 맨 뒤쪽에 앉아서 졸고 있는 동승의 존재야말로 바로 그가 추구해온 들풀이나 들꽃의 세계가 아니랴. 엄숙함 속에 숨어 있는 가식 없는 존재를 통해 건강한 생명, 자유로운 의식세계와 만나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

 

또 제목 <못난이>는 거의 일정한 크기로 반복되는 무수한 점과 역시 간결한 선만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이 그림은 현실적인 자연 풍경을 빙자한 환상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자잘한 풀들이 숲을 이루는 물가의 밤 풍경인데 물위에 두둥실 뜬 달 속에서 두 마리의 사마귀가 싸우는 모습이 이채롭다. 이와 같은 정경을 풀숲에서 앉아 올려다보고 있는 개구리의 모습이 처량하다.

이러한 정경은 이솝우화 또는 동시와 같은 이미지를 떠올린다.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처럼 자연 속에 존재하는 작은 세계를 통해 우리 인간 삶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시각적인 이미지보다 내용을 만들어 가는 그 특유의 조형세계가 잘 드러나 보이는 작품이다.

신 항 섭(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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