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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7월 08일 (일) 09:28
설거지

가짜 수세미에 세제를 묻혀서 더운 물을 틀어 놓고 하나씩 씻다 보면 재미도 있고 잡스러운 생각도 많이 겹친다.

설거지는 남자의 절대 금역으로 알고 살아 오다 어쩌다 정조를 잃고 나서는 어느새 제법 한 설거지를 하게 되었다.

요즘 음식은 기름기가 많아 밥을 먹고 산처럼 쌓인 번들거리는 설거지 감을 보면 기부터 죽는다.

수세미에 세제를 묻혀서 더운 물을 틀어 놓고 하나씩 씻다 보면 재미도 있고 잡스러운 생각도 많이 겹친다. 

우선 더운 물 콸콸 나오는 세상에서 살게 된 행운에 감사하게 된다.  예전에 연탄불에 데워 놓은 더운물로 온 가족이 찬물을 섞어 세수를 한 생각을 하면 정말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TV에서 봤던 아프리카의 사막화 현상과 기근으로 물이 나오는 우물이 없어진 가난한 동네의 어린 꼬마들이 자신의 몸통만한 물통을 질질 끌다시피 들고 몇 시간씩 걸어 가서 물을 뜨러 다니는 장면이 떠오른다.  항상 생각은 이 더운물을 그애들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벌써 몇 년 동안 혼자 이 더운물을 펑펑 쓰면서 아직도 미안해만 하고  있다.

음식 기름기로 미끈거리고 끈적거리던 그릇들이 세제 한 방울에 금방 뽀득거린다.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아 끈적이고 미끈거리던 그릇이 계면활성제로 만든 세제 한 방울과 수도꼭지만 비틀면 쏟아지는 더운물로 순식간에 말끔하게 씻겨진다.  세제를 안쓰고 찬물로 헹구면 점점 더 대책이 안설 정도로 끈적거리던 그릇에 묻어 있던 기름이 세제와 더운물에 금방 힘을 잃는 것을 보면서 한창 날을 세우고 쌈박질과 양극화로 신문 지면을 달구는 사람들에게도 경계를 허무는 계면활성제가 잔뜩 든 세제를 더운물과 함께 뿌려 보고 싶어진다.  식은 방귀소리만도 못한 말도 안되는 소리로 무지스러운 유식함을 포장하는 사람들의 끈적거리는 존재감을 한방에 씻어 주면 좋겠다.

짧은 시간의 작은 수고로 깨끗해진 그릇들을 보면서 흐믓해지는 설거지가 취미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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