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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15일 (월) 10:17
수원(水原)

구름 따라 별빛 따라 예기치 않게 반가운 화우(畵友)들을 만나 얼마나 심히 웃었는지 나는 오줌을 쌀 뻔하도록 발을 구르고 몸을 흔들면서, 혼을 빼었었다.

팔도 강산에서 부자를 하나씩 데려다가 살게 함으로써 문명촌을 만들었다는 전설을 지닌 수원의 북문(長安門)에서 합승을 내려 성내, 동네 이름도 향기로운 그 옛날의 양반 상놈 시대의, 거리거리를 상상하면서 그림 그릴 만한 곳을 찾아 헤매었다.

2월 중순이지만, 제법 봄 날씨다운 좋은 날씨였다.

예기치 않게 반가운 화우(畵友)들을 만나 얼마나 심히 웃었는지 나는 오줌을 쌀 뻔하도록 발을 구르고 몸을 흔들면서, 혼을 빼었었다.

수원 화홍문 앞 개천 속에 서서, 우리들 세 화우들은 약속도 없이 만나 그림 그리다 말고, 르느와르가 젊은 시절 이불해협 <강재도()>에 해수욕하러 갔을 때 일어났던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나 유쾌한 시간을 가졌는지.

유쾌했던 내용의 이야기인즉, 그는 무인도에 친우와 함께 한여름을 즐기러 가서 2층방 한 간을 빌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집 3층에는 미국 목사 가족이 피서 와 있었다.  그 당시에는 해수욕복이 없어으므로 남녀가 모두 벗고 놀고 또는 둥글게 진()을 치고 노래 부르며 즐겁게 지내던 차, 하루는 그 집 앞에 이르러 보니, 문은 활짝 열리고 방 안에는 바다에서 금방 돌아 온 목사부터 딸과 식모 마리까지 갓나니(갓난아기) 모습으로 노래 부르면서 놀면 2, 3층을 오르내리고 있더란다.  르느와르의 친우가 심한 근시(近視)이므로, 계단을 올라가다 말고 한 발 앞서 올라가는 동글동글한 살찐 히프(Hip)가 눈에 띄자마자 기분좋은 김에 별안가 보기좋게 철꺼덕 때리면서 [- 마리]하였더니, 그게 바로 목사님의 히프(Hip)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그 당시 르느와르가 쾌활한 공기 속에 그려낸 [나부수욕(裸婦水浴)]에 깃든 이야기이다.  태고의 모습은 대자연과 더불어 명랑하였지만 기계 문명 속에 파묻힌 현대는 그렇게 안된다면서, 孫 화백은 이젤 앞에 앉아 웃지도 않고 시치미 떼고 말하면서, 연방 그림 그리기에 여념이 없다.

나는 어찌나 웃었는지 며칠 새의 우울증이 어설프게 갠 정월 날씨와 함께 날개 돋친 날짐승처럼 용문각 지붕을 스쳐 멀리멀리 하늘로 날아가는, 다소 자극적인 꿈을 연상하였다.  작업터가 비원에서 수원으로 옮겨진 양화가들은 역시 열심이다.  시간이 아깝다면서 점심도 안 먹고 일만 한다.

나는 속으로 이 곳에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며, 나도 현장에서 직접 먹으로 화선지에 그렸다.  둘러싼 아이들과 지나가던 사람들이 [아이구, 여기는 새까맣다]하며 몰려들어 보통 때는 궂은 물만 흘러가던 개천 바닥이 장터같이 웅성거린다.

한국 정서가 자자하게 흐르는 개천 윗동리의 풍경이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 정조(正祖)대왕을 회고하고 있는 것 같았다.

水原이라는 두 자() , 성내(城內)에 땅이 좋아 어느 지면(地面)을 막론하고 3척 내지 5척만 파도 물이 잘 나오므로 물의 원천(水原)이라는 뜻을 붙였다는 정조 때 이야기와 전설이 많지만, 그 주 한 가지 수원에 대한 신기하고 애절한 토막 이야기가 있다.

수원 못 미쳐 고개가 하나 있는데 그 고개이름을 [지지대(遲遲臺)고개]라고 한다.

지지대는 정조 대왕이 선친 장헌세자 능을 옮겨 모신 후 수원을 작은 서울로 만들고자 임금께서 친히 수원에 가셔서 얼마 동안씩 계시고 돌아 오실 때, 그 고개에서 차마 떠나기가 아쉬워 [더디고 더디어라]하시면서 떠나셨다고 하여 지지대라고 한다.  그런데 수원 남문(八達門)은 서울을 향해 [사통팔달하여라]하는 의미로서 지었다는데, 마침 정조 대왕께서 여덟 번 밖에 못 가고 돌아가셨다고 하여, 당시 백성들은 입을 모아 팔자(八字)가 맞아들었다고 하면서 환호하고 슬퍼하였다는 이야기이다.

해가 저물어 개천 속에 파묻히자 그림 그리던 화우들과 화학생(畵學生)emfe 귀로를 서두는데, 金 화백은 여관을 옮긴다고 하여 나도 캔버스 몇 개를 거들어 주고 서울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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