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살다 보니 머리 위에서 사정없이 터지는 불꽃놀이를 다 보게 되었다.

하와이에서 살 때 부자들은 자가용 요트를 몰고 불꽃이 터지는 바다로 나가 별 짓 다하면서 논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드넓은 잔디밭 공원에서 머리 위로 꽃불의 덜 탄 재가 떨어지는 명당에서 불꽃을 보게 되었다.  진작에 본격적으로 불꽃놀이에 관심을 가졌더라면 하는 아쉬움까지 느낄 정도로 눈 앞 가득하게 명멸하는 꽃불의 찬란한 순간적인 존재는 한참 동안 머리 속에서 이어지는 불꽃이 되었다.  깜깜해 진 밤하늘에 터지면서 퍼지고 발광하는 불빛은 과연 불꽃이 맞았다.  갖고 있는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태워 터져 버리는 꽃불의 순간적인 존재는 기실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 색과 모양이지만 그 존재하는 시간이 너무 순간적이고 모습은 강렬하게 터져나가는 빛이 밤하늘에 명멸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싫증 낼 겨를도 없는 아쉬움에 사로 잡힐 수 밖에 없다.  눈 앞 가득하게 퍼져 나가는 꽃불의 자락을 쫓다 보니 꽃불이 존재하는 기간과 우리 인생의 기간이 우리에게 이렇게 차이가 나지만 남에게는 무슨 차이가 느껴질까 하는 망상이 쫓아 오른다.

‘불꽃처럼’이라는 말이 갖는 의미로 살아 본 적이 있어나 하는 생각이 밤하늘을 순간이나마 제 마음대로 마음껏 휘젓고 가는 꽃불을 보며 이어졌다.

그 누가 제 멋대로 마음대로 자기 인생을 농단하고 세상을 휘저어 한없이 살아 볼까나.

자기가 스스로 세운 삶을 살아 가다가 문득 아침 산책길에 절벽에서 뛰어 내려 버린 고(故)노무현 전대통령이 잘은 모르겠지만 꽃불같아 보인다.